2024년형 소셜 서바이버 스릴러, 게임은 이미 시작됐다
2024년 5월 17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THE 8 SHOW》는 “당신은 얼마면 목숨을 걸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서바이버 스릴러다. 얼핏 예능처럼 보이는 ‘머니 리얼리티 쇼’ 셋업이지만, 실제로는 인간 욕망을 해부하는 심리 실험에 가깝다. 고층 타워 8개 층에 각기 다른 참가자가 배정되고, 시간당 지급되는 상금은 층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단, 게임 규칙은 단순하다. 24시간 동안 살아남아야 하고, 층 간 이동은 금지이며, 사망·중도 포기 시 보유 금액은 전부 차감된다. 제작진은 냉혹한 확성기로 “이 쇼의 유일한 룰은 당신 본능”이라 외치고, 전 세계 시청자는 참가자들의 광기 어린 선택을 실시간으로 지켜본다. 작품은 《오징어 게임》이 던진 자본의 폭력성을 업그레이드해, 경기장의 경계선을 집 안 거실까지 끌고 들어온다.
줄거리 : 8층짜리 감옥, 올라갈수록 커지는 상금과 공포
이름 없는 도시 변두리에 세워진 초고층 빌딩. 인생 막다른 골목에 몰린 8명이 “시간을 돈으로 바꾸는 쇼”라는 달콤한 제안에 혹해 참가한다. 1층 참가자는 시간당 10만원, 8층 참가자는 10억 원을 받지만, 기본 생활 조건(식량·물·전력)이 층마다 극단적으로 차등 지급된다. 1층은 삼시 세끼가 제공되는 대신 상금이 적고, 8층은 굶주림과 추위를 버텨야 하나 거액을 챙길 수 있다. 제작진은 “누구라도 계약 사항을 어기면 게임은 즉시 종료”라고 경고하지만, 참가자들은 곧 규칙을 ‘해석’해 우회로를 찾는다. 상금을 균등 분배해 다 함께 생존하자는 협력이 꿈틀대는가 하면, 누군가는 아래층을 착취하며 위층으로 물자와 정보를 올려 판매한다. 통제구역에 설치된 투명 엘리베이터를 사이에 둔 거래와 배신, 그리고 폭력. 쇼는 흡사 ‘현대판 바벨탑 실험’처럼 인간 본성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며 브레이크 없이 질주한다.
등장인물 소개 : 탐욕과 생존 본능이 교차하는 8인 8색
진구(류준열)
2층 참가자. 빚더미 집안을 구하려 들어왔지만, 낮은 층 상금에 불안을 느껴 위층과 협상을 시도한다. 냉철한 두뇌와 빠른 적응력으로 연합을 주도하지만, 돈 앞에서 흔들리는 내면이 폭로되며 갈등을 낳는다.
유나(천우희)
7층 참가자. IT 벤처 창업 실패로 몰락한 전 CEO. 거액 상금을 눈앞에 두고도 “버티는 것보다 게임을 깨는 방법”에 집착한다. 치밀한 심리전으로 참가자들을 조종하며, 동시에 과거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도혁(박정민)
5층 참가자. 의대 중퇴 후 사설 응급요원으로 일하다 의료 과실로 인생이 꼬였다. 게임 내 유일한 ‘닥터’라는 지위를 이용해 생존 교환권을 쥐고 흔들지만, 끝내 윤리와 욕망 사이에서 붕괴한다.
미나(이열음)
1층 참가자. 생활비와 동생 수술비를 벌기 위해 지원했다. 상금이 가장 적지만 음식을 독점한 유일한 층이라는 장점을 살려 ‘물류 허브’ 역할을 제시, 감정적 설득으로 협력을 끌어낸다.
백실장(박해준)
8층 참가자. 대기업 비자금 설계자 출신. 극한의 자원이 부족한 층에서 살아남기 위해 조직 논리와 폭력성을 아무렇지 않게 작동시킨다. 게임 설계 의도를 눈치채고, 참가자 간 ‘룰 브레이커’ 사냥을 주도한다.
차온유(이주영)
6층 참가자. 전직 e스포츠 스타. 승부욕이 생활 방식인 인물로, 숫자와 확률 게임으로 참가자 심리를 계산해 공격 루트를 짠다. 화면 속 시뮬레이션과 현실 선택 사이에서 무너지는 순간이 가장 비극적이다.
문교수(문정희)
3층 참가자. 사회심리학 교수이자 게임 이론 전문가. 쇼 자체를 거대한 ‘죄수의 딜레마’로 규정하고, 협력 모델을 제안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배신이 그녀를 냉혹한 실험 대상으로 바꿔 버린다.
오주동(배성우)
4층 참가자. 사채업 출신 현금 운반책. 폭력과 두뇌 플레이를 겸비, 층 간 물류를 지배해 이익을 극대화한다. “사는 게 사업”이라는 신념 아래, 유혈 사태도 계산에 넣는 냉혹한 현실주의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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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kimoney.com
핵심 포인트 : 자본주의 축소판, 밀실 8칸의 사회학
첫째, 공간 설계의 힘. 한 칸씩 위아래로 뚫린 투명 엘리베이터와 단 한 줄의 인터폰이 전부인 구조는 참가자 간 접촉을 절묘하게 제한한다. 육체 대신 언어와 물자가 이동하며, 갈등은 심리와 상상 속에서 증폭된다. 둘째, 시간이 곧 화폐라는 설정. 시계 초침이 돌 때마다 계좌에 돈이 쌓이지만 동시에 체력과 정신력이 깎여 나간다. 이 ‘역(逆) 인플레이션’ 구조가 인물의 선택을 현실적으로 압박한다. 셋째, 협력과 배신의 반복. 8명 전원이 생존 시 상금 총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는 ‘숨겨진 룰’이 후반부에 공개되며 도덕적 패닉을 일으킨다. 마지막으로, 미디어 파노라마 연출. 메타버스 관전실, 실시간 해시태그 그래프, 광고 스폰서 삽입 등으로 현대 대중이 폭력적 오락에 중독되는 과정까지 고발한다.
국내·해외 반응 : “한국형 쥐덫 스릴러”라며 폭발적 토론
공개 48시간 만에 넷플릭스 한국 1위, 글로벌 톱10 3위를 기록하며 화제성 순항 중이다. 국내 시청자는 “오징어 게임 이후 가장 현실적인 서바이버물” “돈과 인간성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라며 호평했고, 류준열·천우희의 ‘심리 내전’ 연기에 몰입했다. 해외 평단은 “사회경제적 위계의 층 구조가 봉준호식 은유를 떠올리게 한다” “데이터 자본주의 비판이 날 선 작품”이라고 평했다. 다만 극단적 폭력 묘사와 후반부 급격한 전개로 호불호도 뚜렷하다. 특히 남미·동남아권에서는 “내 이야기 같다”는 반응과 함께 SNS 토론이 폭증하며 팬 커뮤니티가 생성됐다.